2013.12.07 19:30
<코람데오> 예수의 마음으로
<무슨 정의를 구현하는 사제단인가?>
기독교인의 한 사람으로 천주교를 비난할 마음은 없습니다. 부분적으로 다른 면이 있지만 성경을 믿고 같은 예수를 믿는다는 뿌리 의식 같은 것도 있습니다.
존경할 만한 위인 중에 기독교인들도 김수환 추기경이나 마더 데레사를 거론하는데 주저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바꾸는 일에나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을 구제하는 일에 동료의식 같은 것도 있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아이티에 한국 음성 꽃동네에서 운영하는 꽃동네에서 수녀님들과 손을 잡고 갈 곳 없는 아이티 노인들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기도 했습니다.
보수적이고 개혁적인 신학과 신앙을 지녔지만, 그렇게 천주교인들과의 교류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젊은 시절 김수환 추기경은 민주의 횃불이었고, 종교와 상관없이 나라를 생각하는 우리들의 소망이었습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우리 젊은이들의 기둥이었습니다.
예수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며, 신음하는 백성들을 위해 몸을 던지는, 억압받는 자유를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싹이 뭉개진 민주를 위해 질책의 소리로 힘을 주는, 고난 속의 예수님의 모습을 두려움 없는 용기를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광야에서, 정치적 좌우를 생각하지 않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바른 길을 보여주는 예수님의 모습을 젊은 시절 사제들의 삶에서 보곤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구현한다는 정의는 무엇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습니다. 이제 그들의 현장은 이익집단의 현장이고, 그들의 투쟁은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이 아니라 편을 갈라 소리 높이는 자들을 위한 도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그들의 행동마다 묻고 싶어질 때가 많아졌습니다.
민주주의도 회복되고, 여전히 그늘이 있다고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나라의 복지도 향상되어가고 있는데, 사제들은 촛불의 앞자리에서, 국가 산업이나 군시설의 이익다툼의 현장에서 밤을 새고 시위를 하다가 묵상과 기도를 잃어 예수의 마음마저 잃었습니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을 버리고 좌편에 서서 우편을 목에 핏대를 세우며 몰아세우고, 적을 만들고, 편을 가르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정의는 어디에서 오는 정의인지 묻고 싶습니다.
예수의 마음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습니다. 사제든 목사든 평신도이든 예수의 마음으로만 평화를 얻고 천국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정의구현사제단이 이 성탄에 다시 한 번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참 마음을 되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이 성탄절에 예수님의 마음을 온전히 품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이 달라 보이고, 세상을 바꿀 힘이 다시 생길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다시 이 땅을 바라보면 진정으로 우리가 손 내밀어야 할 이들과, 진실로 우리가 목소리를 높여야 할 일이 다시 보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깊이 묵상하다 보면 고난에 동참하는 일이 목소리를 높이고 촛불을 든 곳이 아니라, 금색으로 칠한 강단이 아니라, 낮은 곳, 거친 곳에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내 뜻과 다른 이들을 질타하는 것이 아니라 안아주어야 함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친 길이 아니라, 좁지만 천국으로 이르는 길임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안아주고 닦아주어야 할 생명들이 천지에 얼마나 많은지 알게 될 것입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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