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1일(화) <마태복음 18장 11~20절 >

 

이와 같이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라도 잃는 것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뜻이 아니니라

(마태복음 18장 14절)

 

말할 때 듣지 않고 있다가

가리키는 곳을 보지 못하고

딴 짓 하고 정신을 팔다가

늘 엉뚱한 짓을 하더니 길을 잃었습니다.

 

꽃향기 진한 봄날이었는지,

쨍한 햇볕에 목마르던 여름날이었는지,

가을 낙엽 속이었는지, 겨울 폭설 가운데였는지,

어느 길목에서였는지, 한눈 한 번 팔았는데

길을 잃었습니다.

 

외롭고 두려운 시간이 흐르고

상처 나고 지친 몸으로

이 길목, 저 모퉁이 어디인가

환한 불빛 아래 따스한 집인가

한눈 한 번 팔지 않고

눈을 크게 뜨고 찾아 헤맸지만

잃어버린 길을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비슷한 이들이 보여

잰 걸음 거친 숨결로 따라가 보면

전혀 낯설기만한 무리였습니다.

 

그렇게 버려진 몰골, 눈물조차 마른 저녁

강물 같은 슬픔으로 덮인

저물 무렵 어느 길모퉁이에서

따스한 바람처럼 찾아온 분이 있었습니다.

 

아무 말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그 깊은 가슴에 안겨

넋 놓고 울어도 되었습니다.

길을 잃어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 줄 알았던

그 고향 같은 아버지 집으로

길을 잃은 나 하나 찾으러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당신도 혹시 길을 잃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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