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데오> 0.5밀리 때문에

전화기를 처음 발명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무치라는 과학자입니다. 하지만 그의 전화는 성능이 아주 좋지 않아서 특허권을 받았지만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고 역사 속에 묻혀 버렸습니다. 2천년대 초반에 미국 의회에 의해 최초의 전화발명자로 인정을 받기는 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필립 라이스라는 독일의 과학자였습니다. 필립 라이스는 알렉산더 벨보다도 먼저 전화를 발명하였지만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소리가 정확히 전달되지는 않았습니다.

그 후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알렉산더 벨이 전화를 발명하여 특허를 얻었는데 벨은 이들의 방식을 개량한 전화로 특허를 받고 통화의 음질을 높였습니다.

그런데 벨이 한 개량했다는 내용은 필립 라이스가 만든 전화의 한 부품을 나사로 한 바퀴 정도 더 꽉 조여준 것뿐이었습니다. 단지 0.5밀리 더 깊게 나사를 조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작은 변화를 통해 전화의 성능이 좋아져 전화의 가능성을 열게 되었고 마침내 벨이 전화의 발명자로 온세계에 알려진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에 벨은 에디슨의 발명품을 이용하는 등 여러 가지 개량 작업을 통해 전화를 상용화시키고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는 전화의 발명자로 최초에 안토니오 무치를, 그리고 실용적이고 상용화된 전화기의 발명가로 알렉산더 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후일 필립 라이스는 ‘0.5밀리 차이로 나는 실패했다’라는 말을 남겼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조금 더 참고 견뎌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한 번만 더 해볼 일들도 있습니다. 복음을 전할 때도 한 번만 더 조여주면 잘 소통이 될 것을 노력해 보지 못하고 실패할 때도 있습니다. 믿음으로 잘 지켜내면 누릴 수 있던 것을 놓친 예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0.5밀리 때문에 전화의 상용화에 실패한 라이스의 교훈처럼 우리는 어딘가에 조금 더 집중하고 조금더 견디면서, 한 번만 더 해보는 노력이 필요할 때입니다. 예수를 믿는 일은 0.5밀 리가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가는 것입니다.

조항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