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27 13:40
작가 이외수 씨는 근래 작품보다는 트위터로 더 영향력을 끼치는 분입니다. 우리 젊은 시절, 그의 소설은 가슴을 뜨겁게 하는 능력으로 젊은 청춘을 설레게 하기도 했지만, 사실 삶이나 문학적 깊이 보다는 잔재미를 느끼게 해주기도 하는 분입니다.
이외수 씨가 새 소설집을 내면서 신문과 인터뷰를 했는데, 기사 제목이 이렇더군요. “예술가는 세상 안 썩게 하는 방부제”.
이 씨 자신이 위트 있고 촌철살인의 평을 잘 하는 분이기는 하지만 방부제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읽고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예술이 인간의 심신을 위로하고 감성을 북돋게도 하겠지만, 세상을 안 썩게 하는 ‘방부제’라는 말을 들으니,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갑자기 많이 생각이 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소금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을 살 맛 나게 해주는 소금, 세상을 썩지 않게 해주는 소금으로 성도가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썩지 않게 하는 자리를 예술가에게 양도하고 우리는 지금 태평한 얼굴로 세상을 삽니다. 소금이 맛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가 가루 서 말 속에 넣은 누룩과 같다고도 하셨습니다.
누룩이 부정적 이미지로 소개된 적도 많지만, 누가복음에서 주님은 누룩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셔서 가루에 스민 누룩은 간 데 없어지고 빵이 부풀어지는 내외적 변화의 현상을 말씀하신 것이었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공동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서 마침내 자신은 없고,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누룩에게 있습니다. 소금도 자신은 형체도 없어지지만, 짠 맛을 내고, 썩지 않게 하기도 합니다.
예술가가 세상을 썩지 않게 하는 방부제라면, 기독교인은 세상을 생명으로 꽃피우고 온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변화시키는 누룩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독교는 초기에 ‘온도조절기’라고 했다가, 지난 세기 들어 그냥 ‘온도계“였다가 다시 ’고장 난 온도계‘가 되었다는 자조 섞인 평을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예술가가 방부제라면 크리스천은 누룩이 되고 소금이 되고 빛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우리가 방부제는커녕 세상이 우리의 방부제가 되어 가는 모양새입니다.
이제 우리도 다시 한 번 소금의 맛을 회복하고, 누룩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기 원합니다. 별로 대단한 예술도 아닌 걸 세상을 안 썩게 하는 방부제라는데 주님 주신 능력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이 방부제를 넘어 누룩의 본질을, 소금의 본질을 회복해야 할 때 아닐까 싶습니다, 세상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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