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데오> 성적표를 보여달라고?

아이티 8월 팀을 모집합니다. 금년 여름, 아이티 지진 이후 열 아홉 차례째인 아이티 방문을 위해 어른과 학생으로 팀을 꾸려서 음악회도 하고 풍선도 불고, 얼굴에 그림도 그려주고, 춤도 추고, 밥도 먹이고.... 그러려고 사람들을 모읍니다.

작년에도 똑 같이 어른과 학생들을 모아서 다녀왔습니다. 구호팀에 가려는 학생을 뽑으면서 안전과 여러 형편을 고려하여 열 명으로 인원을 제한합니다. 팀 전체는 열 다섯 명 정도이고요. 작년에 광고를 냈더니 어떤 분이 항의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교회가 아이들을 뽑으면서 성적순으로 하는 건 말이 안된다. 교회가 좀 성적이 안되어도 다 받아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지의 이메일이었습니다. 성적표 제출하라고 했더니 생각이 다르셨던 모양입니다.

제가 답장을 썼습니다. “우리는 참가하는 학생을 교육하기 위해 가지 않고, 봉사하러 가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을 데리고 갈 수 없으니, 최소한 성실한 사람을 뽑자는데 그냥 객관적인 자료로 참고하려고 성적표를 보여달라는 것뿐입니다. 교회는 성적으로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거나, 공부 잘 한다고 인간성이 다 좋은 건 아니라거나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맞습니다. 꼭 백 점 맞아야 성공하거나 훌륭한 인격을 가진 사람이 되는 건 아닙니다. 꼴찌를 하고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정해진 기준 안에서 최선을 다한 성과를 점수로 환산하는 것에 작은 모순이 있을지라도, 일단 그 방향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성적표를 보신다고 믿습니다. 우리의 성적은 성경용어로 열매입니다. 어떤 열매를 맺으면서 살았는지 하나님께서 보고 계십니다.

피와 땀으로 뿌린 씨앗은 반드시 그 열매를 거두게 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성적표를 읽는 방법이 다르십니다. 많고 큰 열매가 아니라, 그 열매를 맺기 위해 얼마나 중심을 드렸는지 평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성적표를 보자고 하실 때, 자신 있게 얼른 보여드릴 수 있는 성도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목사에게는 성도 여러분이 성적표인 거 아십니까?

조항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