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것은 헤어짐입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진정 아름다운 사람이라는데 헤어질 때 아름답기는 만날 때 좋은 것보다 만 배는 더 힘이 듭니다.

신앙생활 중에, 좀 더 구체적으로는 한 교회를 섬기다 헤어지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다고 하고 한 하나님 아래서 형제자매로 신앙의 공동체를 이루었다고 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렇게 뒤도 안 돌아보고 헤어집니다.

뒤도 안 돌아보고 헤어지면 그나마 좀 낫습니다. 원수가 되어서 손가락질 하고 뒤에서 수군거립니다. 하늘같은 은혜를 입었다고 한 말이 아직 식기도 전에 몹쓸 것을 본 것처럼 교회를 떠납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신데 각자 믿는 하나님은 다른 것처럼 행동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수평이동하는 성도들로 바쁩니다. 

열심을 가지고 교회를 섬기다가 떠나면 원수가 됩니다. 이래저래 교회를 바꾸고 옮기는 일은 조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궁색하든 당당하든 변명도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떠난 사람은 자신이 그 교회를 떠난 당위성을 설파하려고 열심이고, 보낸 사람은 떠난 사람의 허물이 얼마나 큰 지를 찾습니다. 

목사에게 상처를 입었다고도 하고, 성도들끼리 다툼도 있습니다. 아이들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고, 교회가 하는 일이 내 마음과 같지 않다고도 합니다. 내 주장을 펴보려다가 안된다고 교회를 떠납니다.

사람은 그럴 수 있습니다. 생각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고, 그리고 처음 마음을 늘 갖지 못하고 변하는 게 사람이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얼마든지 교회를 옮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원수처럼 지내는 게 문제입니다.

이 교회를 다니다 저 교회로 옮겼다고 지옥 가는 것은 아닙니다. 구원의 확신을 갖고 믿음의 삶을 사는 누구든 천국에 갈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헤어진 사람들이 원수처럼 등지고 살다가 보면 한 가지 염려되는 게 있습니다. 천국에서 만나면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에서, 예수님과 잔치하는 자리에서, 하나님의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를 섬기면서 그렇게 등지고 살던 사람을 만나면, 손가락질하고 때로는 마치 원수보다 더한 사람처럼 여기고 살다가, 그 천국에서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그게 걱정이 됩니다. 이 땅에서 비록 서로 뜻이 맞지 않아 헤어지게 되더라도 원수처럼 지내면 안 될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섬기는 교회는 다르더라도 그냥 친하게 지내면 좋겠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천국에서 만날 텐데 이 땅에서 원수처럼 지내면 거기서 곤란하지 않을까요? 

사랑합니다.

조항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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