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6 21:01
위슬린은 아이티 고아원에 있는 제 딸 아이입니다. 다섯 살 때 만나서 4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아이를 마음에 품고 기도하면서 아이티에 방문할 때마다 꼭 첫날은 위슬린이 있는 고아원에 먼저 들립니다. 언제나 제일 좋은 선물을 준비하고 제일 먼저 들려서 만납니다.
그 고아원에는 여자 아이만 스물 세 명이 있습니다. 그 아이들을 위해서도 특별한 캔디와 선물들을 준비합니다. 다른 고아원과 동일하게 쌀도 가져가고 여러 가지 식품도 준비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할 과자나 주스를 수퍼마켓에 들려 가장 좋은 것으로 따로 준비합니다.
그 중에서 위슬린을 위한 선물은 더욱 특별합니다. 아내가 고르고 고른 원피스에 갈 때마다 샌달을 사고, 가방을 삽니다. 공주표 가방은 다 사봤을 겁니다. 엘사 인형도 샀고, 어떤 날은 선글라스도 선물합니다. 학용품도 아이티에는 없는 것으로 삽니다.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캔디를 줘도 위슬린에게는 다섯 배, 열 배 더 많이 줍니다. 위슬린에게는 수퍼에서 가장 좋은 과자나 캔디 세트를 선물하고 그 선물을 나누어주라고 합니다. 그 고아원의 다른 아이들은 위슬린 덕에 더 맛있는 간식을 먹고 다른 고아원 아이들이 갖지 못하는 선물들을 받습니다. 손톱 칠하는 매니큐어나 머리핀 같은...
위슬린이 원하면 쓰고 있던 모자도 그냥 줍니다. 다음에 올 때 뭘 사다주랴고 꼭 묻고 잊지 않고 준비해 갑니다. 아직 고아원에 있어서 더 애처롭게 여기고 만날 때마다 더 꼭 안아주곤 합니다. 아이의 사진을 스마트 폰 바탕에 넣고 늘 보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롯이 아브라함을 떠나 소돔으로 간 후에 아브라함에게 오셔서 눈에 보이는 모든 땅을 네게 주마고 약속하십니다. 마치 놀러온 친구가 집에 간 후에 맛있는 음식 내놓는 치사한 부모처럼 아브라함에게 특별한 사랑을 베푸십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편애하는 사랑입니다. 내 백성, 내 자녀에 대해 각별히 마음을 쓰시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꼭 자녀에게 주고 싶어 하십니다. 독생자를 보내실 정도로 ‘이처럼 세상을 사랑’하시되, 자녀를 편애하시는 정도는 세상 어느 부모보다 더 심하십니다.
때로 야단도 치고, 매들 들기도 하시지만, 언제나 가장 좋은 것, 가장 귀한 것을 선물로 준비하십니다. 자녀들을 너무 잘 아셔서 기다리게도 하시고 꾸짖기도 하시지만, 결국 끝나고 보면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낭비하는 사랑입니다. 바보 사랑입니다. 아이티 고아원에 있는 제 딸 아이 위슬린에게 특별한 사랑을 나누어주고 싶어 하는 그 마음보다 더 찐하고 더 애틋한 하나님의 사랑, 아들을 내어주셨던 그 사랑은 편애를 넘어 바보 같은 사랑입니다.
아무것도 계산하지 않고,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주고만 싶은 사랑, 그저 보고만 싶어 하는 사랑, 잔이 넘치는 데도 계속 붓고 있는 낭비하는 사랑입니다. 그저 애타는 마음으로 무조건 베풀고 싶은 그 사랑은 정말 바보 같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을 받고 계십니까?
사랑합니다.
조항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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