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데오> 유희열의 와일드카드

2014.12.20 21:56

admin 조회 수:2298

1. 김동우는  서른두 살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는데 가수가 되고 싶어서, 노래가 부르고 싶어 이 년 전에 직장을 그만 두고 노래를 하려고 케이팝스타에 나와서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2. 노래를 너무 좋아하는 그는 이제 현실문제로 노래(가수)가 아니면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할 막다른 길목에서 케이팝스타 마지막 희망을 안고 출연했습니다

3. 그러나 그는 첫 라운드에서 두 사람의 심사위원에게 불합격을 받았습니다. 먼저 평했던 유희열이 합격을 주었지만 그는 탈락했습니다.

4. 그의 나이는 케이팝스타에서 가장 많은 나이랍니다.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무대를 내려가는 뒷모습은 참 많은 이들에게 쓸쓸함을 던져주었습니다.

5. 김동우가 불합격하고 그가 무대를 내려가는데 유희열이 다시 불러 세웠습니다. 다시 자리로 불러서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오래도록 음악했던 것을 지지한다. 가야할 먼 길 가운데 아주 짧은 길의 편도 차표라도 끊어주고 싶다. 다시 돌아오는 건 본인의 노력이다.” 그러면서 그의 와일드카드를 썼습니다.

6. 심사위원 셋 중에 두 사람으로부터 합격을 받아야 통과하고, 두 사람으로부터 불합격을 받으면 떨어지는데, 살 수 있는 길은 한 사람의 심사위원이 한 회에 한 번만 쓸 수 있는 와일드카드를 주면 통과해서 다음 라운드에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7. 그날 김동우는 살아서 다음 라운드에서 다시 한 번 자작곡을 부릅니다. 그렇게 유희열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기회를 한 번 더 주고 싶은 따뜻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8. 박진영이 나름 엄격하고 까탈스러운 심사로, 양현석이 정말 프로의 눈으로 보는 심사로 참가자들을 주눅 들게 한다면, 유희열에게도 나름의 기준이 있지만 볼 때마다 따뜻한 마음을 느끼곤 합니다.

9. 유희열은 이번 케이팝스타의 첫라운드에 첫 출연자였던 홍찬미에게도 정말 기회를 주고 싶어서 와일드카드를 썼었습니다. 

10. 홍찬미는 나와서 노래도 다 못하고 중단되었습니다. 박진영과 양현석으로부터 혹평을 받고 불합격되었습니다. 그 때 유희열이 ‘이런 가수도 있을 수 있다’며 거들었습니다. “진정으로 불러본 적은 있느냐”, “노래를 배운 적은 있느냐”고 묻더니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11. 다음 라운드에서 김동우는 자작곡을 참 잘 불렀습니다. 하지만 막귀인 제가 듣기에도 다른 출연자보다는 좀 떨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엄격한 심사위원들의 귀에 그들은 한참 미달이었고, 그저 첫 라운드에, 본선에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 했는데 유희열의 와일드카드로 결과와 상관없이 두 번째 라운드까지 진출했습니다. 

12. 유희열은 따뜻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유희열을 보면서 예수의 사람을 생각합니다. 소망이 끊어진 누군가를 손잡아 일으켜주는 유희열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죽음의 자리에서 일으켜주신 우리와 우리가 손 내밀어 일으켜 주어야 할 이웃을 생각했습니다.

13. 유희열의 와일드카드는 죽은 목숨을 살리듯 불합격되어 무대를 떠나야 할 사람을 다시 무대에 세우는 힘이 있었습니다. 

14. 우리는 모두 인생의 와일드카드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죽은 자리에서 살아난 사람들입니다. 정말 잘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와일드카드를 손에 쥐고 누군가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전해주어야 합니다. 소망이 끊어진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등을 두드려주어 절망에서 일어서게 해야 합니다.

15. 성탄절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우리는 이제 우리가 받은 와일드카드를 실의와 아픔 가운데 있는 이웃에게 전해주기 원합니다. 와일드카드는 손 내미는 것이고,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이고, 아픔과 슬픔과 절망의 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함께 무대에 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죽었던 우리를 살리러 이땅에 오셔서 우리를 죽음의 자리에서 다 불러 세워 영생의 무대에 세우신 것처럼.

조항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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