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07 19:50
세상이 각박해지고,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숫자가 줄어들어서 핵가족이 일인 가정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타고, 외로움의 보상을, 또는 동정심을, 또는 자기만족을 애완동물에서 찾기 시작했습니다.
반려동물이라는 그럴듯한 이름도 붙였고, 개를 키우는 집이 흔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집에서 애완견 한 마리 갖는 것이 소원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개가 인성의 평가 비교 대상이 되곤 합니다.
개만도 못하다는 것은 인격이 엉망이라는 뜻이 아니라 처지가 비참하다는 내용으로 통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개처럼 벌어서 정승처럼 쓴다는 말은 조선말의 이야기가 되었고 이제는 열심히 벌어서 개에게 쓴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애완견에 쓰는 돈을 합하면 아프리카 모든 사람들의 일년치 양식이 되고 남는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개 한 마리 털 자르는 비용이 사람 머리 자르는 비용보다 비싸고, 개는 보험도 안 되어서 의료비용이 만만찮답니다.
그래서 정말 개 팔자가 상팔자가 되었고, 심지어 가족의 중요도 순서에 안주인 다음에 강아지가 우선순위이고 아저씨는 맨 마지막이라는 웃음 안 나오는 유머도 있습니다.
아무튼 개가 사람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 세상인 것은 확실한데, 최근에 삼성전자에서 3만 달러짜리 첨단 개집을 만들어 세계 명견 경연대회에 전시했답니다. 개가 TV를 시청하고, 누르면 자동으로 스낵이 나오고, 첨단 스피커 시스템에 쿠션이 있고, 첨단 욕조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열 명의 디자이너가 참여하여 육 주만에 완성한 이 도그 드림 하우스에는 인조잔디에 러닝머신도 갖추고 있답니다.
개가 상전인 세상을 보고 하나님께서는 뭐라고 하실지 궁금합니다. 개집 한 채면 삼만 명의 어린이가 예방 주사를 맞을 수도 있습니다. 식수 육십만 갤런을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개만도 못한 인생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서글퍼집니다. 개집만도 못한 곳에서 도무지 피지 못하는 꿈을 심으며 사는 수많은 사람들 생각에 괜히 인생이 초라해집니다.
개 키우는 게 나쁘다는 게 아니라 지나친 게 죄 같아서 괜히 흥분이 됩니다. 그래도 사람을 개보다는 낫게 지으셨는데.... 개 키우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에 대한 짐도 나누어지는 법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합니다.
괜히 개만도 못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어서 혼자 트집 잡아 생각해보는 겁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던데, 참 개가 다 부럽다니 ...
사랑합니다.
조항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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