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데오> 퍼거슨과 압구정

2014.11.29 22:01

admin 조회 수:1474

퍼거슨시에서는 지난 8월 마이클 브라운 이라는 흑인 청년이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격렬한 시위로 군인들까지 동원되더니 이번에 그 경관이 불기소되자 도시가 방화와 약탈로 전쟁터처럼 변한 뉴스를 보았습니다. 비단 퍼거슨만이 아니라 미국 전역이 시위로 들끓었습니다.

담배를 훔쳐가다가 순찰하는 경관에게 총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총을 쏜 경찰관은 불기소 처분되었습니다. 인종차별이라고, 정의롭지 않다고 분노에 가득 찬 시위가 방화와 약탈로 이어졌습니다.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을 쏜 경관은 배운 대로 했다며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고 해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정의이고 책무라는 것입니다.

정의와 평화는 더불어 사는 것입니다. 퍼거슨 사태는 마이너리티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모으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데 합의점이 없습니다.

한편으로는 소수 약자로 스스로 생각하는 흑인사회가 보여주고 있는 행동에도 실망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같은 마이너리티로서 지지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가운데도 참으로 많은 기독교인과 교회지도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폭력과 방화와 약탈로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더욱 부끄러움을 금하지 못하게 합니다.

서울 압구정동의 신현대아파트에서는 지난달 주민으로부터 지속적인  모욕을 당하고 분신자살한 경비원 때문에 다른 78명의 경비원이 12월 말에 해고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아파트의 명예를 실추시켜서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아파트대표자회의에서 결정했답니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막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분노하며 한탄하다가 주민이 육 천명이 넘는다던데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성도들이 살까 하는데 생각이 미치자 분노가 부끄러움이 되었습니다.

퍼거슨에서 가난하고 차별받는 다는 이유로 벌어지는 폭력사태에 가담한 성도들도 있을 것입니다. 압구정에 돈 좀 있고 살만하다고 약자인 경비원을 하루 아침에 해고하도록 결정하는 악랄한 판단에 크리스찬은 가담하지 않았을까요? 그 아파트에는 예수 믿는 사람이 없을까요?

생각해보면 우리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이 바른 길로 가도록 인도해야 하는데 우리가 얼마나 무능하고 몰염치한지 얼굴을 들기가 힘듭니다. 세상이 망가지는데 성도가 얼마나 앞장서고 있는지 마음이 답답해서 기도도 안 되고 화만 납니다.

사랑합니다.

조항석 목사
방문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