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갤럭시 탭에 설교 원고를 넣고 설교합니다. 종이 원고도 반드시 준비하지만 갤탭을 보면서 예배를 인도합니다. 환하고 글씨가 크고  적응이 되어서 잘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 주 전 새벽예배 때 갤탭이 죽었습니다. 배터리가 나갔습니다. 밤새 충전한다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종이 원고를 들고 예배를 무사히 마치긴 했지만, 사람의 무력함을 다시 배웠습니다. 배터리 때문에.

 

지난 주일 야외예배에 단체 사진을 찍을 때도 사진을 멀리서도 찍게 해주는 리모트 콘트롤이 죽었습니다. 배터리가 다 된 거였습니다. 셀프 타이머 기능으로 사진을 찍었지만 잠시 당황했습니다. 아침에도 분명히 됐었는데.

 

전화 통화를 열심히 하다가 배터리 다 됐다고 끊으라고 하는 말은 자주 듣습니다. 그 놈의 배터리 때문에 전화도 맘 놓고 못합니다. 죽으면 큰 일이니까요.

 

배터리가 다 닳아서 설교가 죽고, 전화 통화가 안 되고, 사진도 못 찍고, 그 배터리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가 잦아집니다. 전기 나가면 꼼짝 못하는 세상에서 편리를 누리려면 신경 써서 준비하고 챙겨야 합니다.

 

물론 다시 충전하며 삽니다. 충전에 신경 쓰고 배터리 갈아주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한국에 가보니 많은 사람들이 아예 가방에 여분의 배터리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마태복음 25장에서 주님은 천국을 말씀하시면서 열 처녀 이야기를 하십니다. 미련한 다섯과 슬기 있는 다섯을 비교하셔서 등과 여분의 기름을 그릇에 담아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 이야기 가운데 깨어 준비하는 자에게 임하는 천국을 말씀하셨습니다.

 

기름을 그릇에 더 준비한 슬기 있는 다섯 처녀를 생각하면서, 배터리를 준비해야 하는 현대인을 생각하면서, 주님과의 소통을 묵상합니다.

 

주님과는 끊임없이 통하고 있는지, 주님과 소통하면서도 배터리가 떨어져서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설교하다가도 배터리 다 되어서 끝나는 건 아닌지, 우리의 영적 배터리는 늘 충전되어 있는지 스스로 묻고 있습니다. 말씀으로, 성령으로 충만하게 충전해서 한 시도 주님과의 교통이 죽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사랑합니다.

 

조항석 목사

 

방문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