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1.18 12:37
한국의 유력 정치인이 선거철에 20, 30대는 투표하고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했다가 노인폄하 논란으로 번져 당시 국회의원도 되지 못하고 선거에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있었습니다.
최근 한인 밀집지역이라고 하는 뉴욕 플러싱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한인 노인들이 너무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경찰을 불러 내쫓는 사건이 발생을 했습니다.
이 일로 많은 한인들이 공분하고, 많은 단체들이 나서서 인종차별이고 노인차별이라며 맥도날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2월 한 달 동안 불매운동을 벌인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가 보도하면서 이슈가 된 이 문제를 대하면서 마음이 착잡하고 불편합니다.
우선 맥도날드가 잘못했습니다. 어쨌든 손님이고 노인들인데 경찰을 불러서까지 내쫓는 건 정도가 지나쳤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손님들이 음식을 먹을 자리조차 얻지를 못하고 1, 2불짜리 커피 한 잔을 놓고 새벽 5시부터 오후3시까지, 거의 온종일 자리를 차지하는 손님들이 영업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여길만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쫓겨난 노인들은 우리 이민1세대이실 것입니다. 자녀들을 키우고, 한인사회를 세워가면서 모든 것이 낯선 땅에서 일생을 헌신하신 분들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 후손으로 정말 노인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자문해봅니다. 사실 우리 안에는 예전 한국의 정치인처럼 노인을 은연중에 무시하는 마음이 있는지 모릅니다.
지난해 브루클린 노인회가 렌트비가 없어 수십년 정든 사무실을 내놓게 되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아이들 문제라면 정말 물불을 가리지 않고 뭔가를 해야만 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노인 문제는 언제나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칩니다.
이제 성숙한 이민사회라면 맥도날드에 가서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 아니라 한인노인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에 머리를 맞대야 할 기회라고 여겨집니다.
우리가 먼저 우리 어른들을 공경하고 우리가 먼저 그분들을 대우하면 맥도날드에서도 함부로 하지 못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먼저 그렇게 오래도록 맥도날드에 앉아 외롭고 눈치 보는 불편한 자리를 지켜야 하는 노인들의 문제에 근본적으로 푸는 길은 무엇인지 물어보아야 하지 않나요?
불매운동과 시위를 벌인다는 것은 앞으로도 우리 한인노인들이 맥도날드를 장시간 점유하고 있어도 딴소리 하지 말라는 압력일 터인데 그게 왜 낯이 뜨거운지 모르겠습니다.
부모를 공경하면 하나님이 주신 땅에서 장수하고 복을 받을 것이라고 신명기 5장 16절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복 받을 준비가 안 된 것인가?
사랑합니다.
<조항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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